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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되지 못한 바보 트리오는 오늘도 남자의 밥을 만든다 2장 44화

Marie4U 2025. 12. 27. 23:16

 

번역 - 제미나이

 

제44화 아즈마

대단해, 정말 대단해. 역시 우리 리더는 보통이 아니야.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본 적도 없는 거북이 마수. ‘용사’의 공격조차 통하지 않는 그놈은 우리에게 심대한 피해를 입혔다. 누구나 당황하고 구조를 요청하며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그만은 역시 달랐다.

“보조 부대는 부상자를 뒤로 옮겨! 강화 버프 같은 건 나중이다!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은 그대로 들어!”

그만이 모두에게 길을 제시했다. 이토록 많은 워커를 향해 키타야마 군은 계속해서 지시를 내린다. 그리고 나에게도.

“다녀오세요!”

키타야마 군, 길 씨, 그리고 카일 씨. 그 세 사람을 지시대로 거북이를 향해 내던지자, 그들은 동료들을 뛰어넘어 그대로 달려 나갔다. 대단해, 정말 대단해 우리 리더는. 마치 이야기 속 주인공 같다. 옛날부터 그랬다. 아무리 무서운 상대를 만나도 절대로 겁먹지 않았다.

나는 원래, 아니 지금도 기가 약하다. 덩치만 좋을 뿐이지, 머리끝부터 부정당하면 아무래도 위축되고 만다. 유도를 배웠고 격투기도 익혔다. 하지만 그 나약한 마음만은 고쳐지지 않았다. 어린 시절, 당연하다는 듯 괴롭힘을 당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럴 만도 했다. 몸은 큰데 우물쭈물하는 나는 아주 좋은 표적이었을 것이다. 그런 나에게 그들만은 손을 내밀어 주었다.

“너 강해 보이는데 전혀 손을 안 대네. 왜 그래?”

“그야 무섭기도 하고…….”

“아, 그렇구나. 너는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게 무서운 거구나. 좋아, 알았어! 너는 지켜! 그사이에 나랑 니시다가 다 날려버릴 테니까!”

그렇게 내뱉으며 그는 웃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골목대장 같은 분위기가 무서워 죽을 뻔했는데. 어느샌가 그들의 옆이 가장 마음 편한 자리가 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이런저런 싸움도 많이 겪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지키는 것에만 전념했다. 모두에게 상대의 주먹이 향하지 않도록 주의를 끌고 억눌렀다. 그것만을 해내며 나는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 ‘지킨다’. 그 한 점에만 특화된 나라는 존재. 그것은 사회인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나와 키타야마 군은 같은 회사에 다녔고, 역시 학교와는 다른 ‘괴롭힘’이 발생했다. 노가다라고밖에 할 수 없는 수도 회사에 다니며 매일 육체노동을 강요당하던 우리는 언제나 지쳐 있었다. 선배나 반장의 비위 맞추기, 그리고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 일과 떠맡겨지는 무리한 요구들. 적당히 좀 해라. 문득 ‘폭발’할 것 같은 환경 속에서 그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이리라.

“야, 여기 안 되겠다. 이만큼 일하는데 월급도 안 오르고. 저번에 말이야,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어! 같이 안 갈래, 아즈마? 현장에서 뛰는 우리를 높게 평가해 준대! 월급은 조금 오르는 정도지만 지금보다 훨씬 낫지 않겠어?”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는 절대로 나를 먼저 챙겨준다. 그게 키타야마 군이었다.

“그러게, 이직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솔직히 이만큼 일하고 200만 원도 못 받는 건 힘들긴 하지…… 

이번에는 좀 더 좋은 곳이면 좋겠다.”

그런 중얼거림과 함께 그가 소개해 주는 새로운 직장에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월급은 좋아졌지만, 돈을 쓸 틈이 거의 없는 직장이긴 했다. 그래도 그와 함께 헤쳐 나갔다. 그러다 니시 군의 자살 기도 사건이 발생했고, 우리는 ‘삶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솔직히 현대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다. 노예처럼 부려지면 불만이 생기고, 보상이 따르지 않으면 의욕도 꺾이기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역시 나쁜 일은 터지기 마련이라서.

“이런 납기는 무리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무모해요! 다들 며칠째 못 쉬고 있는 줄 아시는 겁니까!”

사장이 정신 나간 일감을 가져왔다. 보통 몇 달 단위로 하는 일을 한 달 내지 몇 주 만에 끝내라는 것. 그 안건이 발표되었을 때 키타야마 군이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무리다 무리다 하니까 무리인 거다. 넌 언제나 입만 살았구나 키타야마. 현장 감독도 아닌 네가 왜 그런 소리를 하는 거지?”

“현장에 서 있으니까 아는 거 아닙니까!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게다가 휴식도 없으면 누구나 실수가 늘어나요. 그러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보는 건 회사 자체라고요!”

“고졸 따위가 어디서 떽떽거려!”

직원들이 모여 있는 가운데 사장이 키타야마 군을 향해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의 성격상 그대로 맞아주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사회인으로서 아마 그것이 정답일 테니까. 이쪽에서 손을 대면 문제는 더 커진다. 하지만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윽!”

“아즈마!?”

그의 앞으로 뛰어든 나의 이마에 사장의 주먹이 격돌했다. 이런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왕년에 좀 놀았는지 펀치력도 꽤 있었다. 하지만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어이 아즈마, 너 지금 뭐 하는 거냐? 키타야마 덤으로 채용해 줬더니 그 태도는 뭐지?”

사장은 차가운 눈빛을 이쪽으로 보냈다. 무섭다, 엄청나게 무섭다. 사장에게 두들겨 맞지는 않을까, 내일 당장 잘리는 건 아닐까. 온갖 생각이 들어 눈물이 핑 돈다. 나는 예전부터 바보였다. 어려운 건 모르고 시험 성적도 뒤에서 세는 게 빠르다. 게다가 세밀한 작업에 서툴러서 일할 때도 동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런 서투르고 바보 같은 내가 사장과 키타야마 군 사이에 끼어든 것이다. 위험하다는 것만큼은 안다. 알지만, 후회는 없다.

“납기에 맞추는 법이라든가 계획 같은 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바보라서요…….”

“그러면 저리 꺼져 이 쓰레기야! 시키는 일밖에 못 하는 밑바닥 놈이 어디서 나서——”

“어디서 손질이야, 이 대머리 전봇대 자식이!”

다음 순간 키타야마 군이 튀어 나갔다. 사장의 안면에 주먹을 꽂아 넣었고, 주변에 모여 있던 직원들까지 가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다들 불만이 많이 쌓여 있었던 모양이다. 몇 분 후 넝마가 된 사장은 울면서 도게자를 하고 있었다. 이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지만…… 어딘가 속이 뻥 뚫린 것만은 확실했다.

“아즈마! 괜찮아!?”

“응, 멀쩡해. 솜방망이 펀치였어, 저런 건.”

그런 소리를 하며 함께 웃었고, 그 후에도 우리는 계속 함께 일했다. 나에게 있어 히어로, 그것이 그다. 모두가 움직이지 못할 때 가장 먼저 움직여 상황을 바꾼다. 그리고 누구보다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인물. 그처럼 되고 싶어서 ‘히어로’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이나 특촬물을 지겹도록 봤다. 어떤 작품이든 역시 ‘히어로’는 멋졌고 강했다. 그렇기에 푹 빠져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연유로 ‘이쪽’에 왔을 때 감정 결과는 ‘숨은 오타쿠’. 키타야마 군 일행에게도 숨기고 있었으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리라. 그리고 니시 군의 ‘무직’이라는 것도 당시 그가 직장을 구하던 상황이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용사는 되지 못했지만, 키타야마 군은 역시 히어로야.”

괴물같이 거대한 거북이를 쓰러뜨리고 모두에게 희망을 보여준 뒤 이쪽으로 다가오는 그를 보며. 새삼스럽게 그렇게 느꼈다. 나는 지금 ‘히어로’와 같은 클랜의, 그리고 옆에 서는 입장에 있다. 여기서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을 녀석은 없다. 그를 따라잡기 위해, 버팀목이 되기 위해.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게 될 정도로 전력을 다해 ‘노력’하게 된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거북이를 처리하고 나서는 진행이 빨랐다. 마술사 부대의 일제 공격, 그래도 달려드는 마수들은 ‘방패’가 막아내고 ‘근접’과 ‘정찰’이 처리한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다. 전황은 꽤 진정된 모양새다. 보고에 따르면 남은 건 50마리 정도. 이대로 아까 같은 거북이만 나오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된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신종이다! 게다가 미노타우로스!”

불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짓말이지…… 여기서 또 신종이냐.”

카일이 지친 듯 중얼거렸지만 상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보이는 범위에 있는 것은 소 머리의 이족 보행 몬스터가 10마리. 그리고 고블린이나 오크……라고 하면 될까? 그런 것들이 바글바글하게 주변으로 모여들고 있다. 심지어 그 중심에는 엄청난 괴물이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훗! 빌어먹을! 켈베로스 흉내라도 내는 건가?”

아까 그 거북이만큼 크다. 머리가 두 개 달린 늑대. 저건 뭐지? 다크 울프의 상위종인가? 그렇다 쳐도 너무 커졌다.

“어떡할 거야, 키타야마. 하나같이 지금까지보다 발이 빨라 보이는데?”

길이 고삼차라도 들이킨 듯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확실히 상황은 무척 좋지 않은 모양이다. 거북이 이후 용사님인지 뭔지의 원호도 날아오지 않고, 뒤쪽의 병사들은 장식품인 양 움직이지 않는다. 이거 역시 우리가 처리해야 하는 건가.

“아아 젠장…… 정찰병들을 물러나게 해. 그리고 우리 근처에 넓게 전개시켜. 아마 개인이 상대할 수 있는 녀석들이 아니야.”

“들었지! 정찰병들은 물러나서 주변에 전개해! 일대일로 싸우려 하지 마!”

내 목소리를 주변에 전달해 주는 카일도 이것이 고육지책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

“궁수도 정찰병과 마찬가지로 주변에 전개해. 정면에 모여 있어 봐야 뚫릴 뿐이다. 마술사도 마찬가지야. 

궁수와 정찰병이랑 서로 지켜주며 버티는 수밖에 없어.”

“궁수와 마법 부대는 협력하면서 정찰병처럼 주변에 숨어라! 정면은 우리와 ‘방패’가 지킨다! 빨리 움직여! 시간이 없어!”

길이 이어서 큰소리를 내준다. 그런 지시가 떨어지자 주변 워커들은 일제히 나무 사이로 몸을 숨겼다. 남은 것은 ‘방패’와 ‘근접’ 부대원들. 매우 얇은 방파제다. 하지만 이것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상대의 발이 빠른 데다 거대한 놈이 있는 이상, 방어력이 낮은 녀석들은 좋은 먹잇감이 된다. 적어도 처음부터 어그로를 이쪽으로 끌어두지 않으면 단숨에 뚫린다. 선제공격을 해서 빠른 놈들이 흩어지는 것도 곤란하니 처음부터 ‘미끼 역할’을 좁힌다. 그렇기에 선택한 배치,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진형. 좀 더 머리 좋은 녀석이 이런 걸 지시해 줬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주변에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 녀석은 없다.

솔직히 적당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에 익숙한 게 아니다. 수십 명의 지휘를 맡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계속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건 전략 게임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그건 피해가 나와도 숫자일 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는 사망자 명단이 뒤따른다. ‘1’이라고 표기되는 그들에게는 이름이 있고 삶이 있다. 어쩌면 파트너가 있어 행복하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구역질이 올라온다. 그 ‘책임’이 지금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키타야마 씨!”

창백한 안색으로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애너벨과 아가씨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다행이다, 그녀들도 무사했구나.

“준비가 끝났습니다.”

“……준비?”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 뒤에는 몇 명의 마술사 같은 차림을 한 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부상자 후송과 치료, 모두 완료했습니다. 보조 팀도 각지에 전개했어요. 

속도나 색적 능력을 올리는 데 특화된 멤버들은 주변에 배치했습니다.”

“……저기.”

“여기에 남은 건 물리 공격에 대한 보조 마법을 쓸 수 있는 인원들뿐이에요. 

아주 시원하게 해보자고요. 능력치 상승은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애너벨은 본 적 없는 만면의 미소를 지었다. 마치 소녀처럼, 아이처럼 티 없이 밝은 웃음.

“한번 해보죠. 이번에는 저도 동행하겠습니다.”

아가씨 쪽도 자신만만한 기세로 검을 뽑는다. 언젠가 보았던 한심한 모습은 눈곱만큼도 없다. 

아아, 그렇구나. 다들 아직 할 수 있구나.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이거 참, 나만 죽상 쓰고 있을 순 없겠네.

“훗, 하하! 좋아! 한 판 붙어보자고!”

그렇게 소리치며 정면으로 창을 겨누었다. 여기에 있는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휘하는 입장이 되어버린 내가 포기하는 걸 누가 용서하겠는가.

“우선 끌어들인다! ‘마법’, ‘궁수’, ‘정찰’은 대기! 방패 부대는 온 힘을 다해 존재감을 과시해라! ‘보조’는 지금 당장 전원에게 마법을 걸어! ‘근접’! 너희가 할 일이 제일 많으니 각오해라! 신호와 함께 잔챙이들을 가능한 한 사냥한다!”

해보자고, 우리는 살아남을 거다. 이번에도 할 일은 변하지 않아. 이미 절반 이상의 마물을 토벌했다. 이제 와서 상위종인지 뭔지가 나타난들 알 게 뭐야. 전부 먹어치워 주마.

“키타야마, 중간에 저 큰 녀석은 어떡할 거야?”

“대장, 저놈을 먼저 묶어두지 않으면 피해가 커질 텐데?”

길과 카일이 말을 걸어왔고, 나는 그들에게 싱긋 비열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함께 가줄 거지?”

“아아, 젠장. 역시 그렇게 되는 건가.”

“하하! 좋다, 한판 벌여보자고!”

그런 연유로 전 부대가 배치에 붙었다. 할 일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이번 상대는 발이 빠르다. 

그렇기에 근접 부대를 먼저 보내 발을 묶는다. 다른 건 그뿐이다. 그렇다면 끝까지 삼켜주지.

“간다 이 자식들아! 겁먹은 녀석은 뒤풀이 비용 낼 각오해라!”

“사람이 몇 명인 줄 알아! 바보!”

“좋아! 다들 기합 다시 넣어! 최종전이다!”

꽤 오랜 시간 싸워온 그들이었지만, 지친 기색 따위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힘찬 함성이 터져 나왔다. 

살아남는다, 오로지 그것만을 위해 우리는 다시 한번 무기를 치켜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