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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되지 못한 바보 트리오는 오늘도 남자의 밥을 만든다 2장 42화

Marie4U 2025. 12. 27. 23:07

 

번역 - 제미나이

 

제42화 개전의 봉화

“온다! 전투 준비!”

내가 소리치자 여기저기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전풍이나 전희 파티뿐만이 아니었다. 물론 아이람 부부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모인 워커 대부분이 지면을 울리는 듯한 함성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전해졌다. 세상에, 밥의 힘이란 정말 대단하구나. 처음 모였을 때만 해도 다들 떫은 표정이거나 어두운 얼굴이었는데. 배가 든든해지자마자 이 모양이다. 나중에 지부장에게 재료비와 인건비를 받아내야겠다. 그런 연유로 그런 생각을 하며 눈앞에서 다가오는 흙먼지를 노려보았다.

“궁병, 마술사는 공격 준비! 정찰병이나 발 빠른 녀석들은 주변에 숨어라!”

그 지시에 따라 궁병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마법사 집단이 대기했다. 파티 따위는 뿔뿔이 흩어졌다. 그저 이 자리에 필요한 인원들만이 쭉 늘어섰을 뿐이다. 나아가 수많은 그림자가 주변 가도 옆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궁병에는 미나미와 시로가. 기습 팀에는 니시다 준, 나카지마 세이야, 아이리 등도 포함되어 있다. 하하, 큰일이네. 처음에는 전풍, 전희, 아이람 부부와 우리 정도만 함께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같이 밥을 먹다 보니 다들 친해지고 말았다. 비슷한 랭크의 인원들이 모인 탓도 있어서인지 아무도 내 지시에 반발하지 않았다.

“대장, 다음 지시를 내려줘.”

“이래도 괜찮은 거야? 난 너보다 랭크가 낮은 워커라고.”

“‘악식’의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으니까. 불만을 가질 놈은 애초에 따르지도 않았을 테니 신경 쓰지 마.”

중심에 남은 것은 나와 카일, 그리고 길. 세상에, 본격적으로 대집단을 지휘하게 되어버렸다.

“아아, 젠장, 해보자고! 궁병과 마술사! 방패 사이로 길을 터둬라! 선제공격이 끝나면 그사이로 지나간다! 방패 팀, 정렬!”

그런 연유로 방어 팀이 깔끔하게 늘어섰다. 아즈마 유야도 그중 한 명이다. 누구보다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것 같지만. 다들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 계시지만 우리 집 마왕 장비에는 당해낼 수 없다. 역시 동(東)쪽의 아즈마답다.

“키타야마 님, 보조 팀은 어떻게 배치할까요?”

아가씨가 말을 걸어왔다. “알 게 뭐야!”라고 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슬펐다.

“잠복 중인 멤버들까지 포함해서 특기 분야에 맞춰 배치해라. 방어 버프나 마법 버프가 특기인 인원은 중앙, 그 외의 공격계 보조가 특기인 인원은 주변에 넓게 배치해. 한쪽으로 치우치면 돌파당할 틈이 생긴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히도록 네게 맡기겠다. 할 수 있겠어?”

“알겠습니다!”

“키타야마 씨, 저도 그쪽에 합류할게요.”

“애너벨, 부탁해.”

“맡겨만 줘!”

그런 연유로 애너벨도 다들 함께 달려 나갔다. 그런데 문득 깨달았다. 나 혼자 아냐? 심지어 핵심 전력의 정중앙에서 말이다. 주변에 파티 멤버가 없다는 불안 요소가 꽤 크게 작용했지만, 그래도 약한 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뭐, 다른 인원들이 잔뜩 있으니 어떻게든 될 거라 생각한다.

“좋아! 근접전 팀! 검을 뽑고 대기해! 너희 차례는 조금 더 뒤다! 서둘러서 튀어나가지 마라!”

“오오오오오!”

이제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으음…… 단순한 공격 역할이 ‘악식’ 중에서 나뿐이다. 다른 멤버들은 각자 특징이 뚜렷해서 다른 곳으로 배정되었기 때문이다. 센터에 남은 건 나 하나. 세상에, 여기서도 특징 없음의 폐해가.

“접적까지 남은 시간 1분!”

어느 파티인지도 모를 누군가가 외쳤다. 아아, 이제 모르겠다. 부딪쳐보자고!

“당황하지 마! 남은 시간 30초가 되면 ‘활’과 ‘마법’으로 일제 사격! 그 후 돌격해오는 놈들을 ‘방패’로 막는다! 지시가 떨어지면 ‘근접’ 공격! 그 후에는 이 패턴을 반복한다!”

자, 시작하자. 워커와 마수의 전쟁을. 그렇게 생각한 직후의 일이었다.

“광검(光劍)!”

귀에 쟁쟁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성문 위에서 빛이 뻗어 나왔다. 빔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모습으로 눈앞의 마수들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켜 갔다. 아아, 늑대나 멧돼지 같은 것들이 있었는데. 고기는커녕 먼지조차 남지 않은 모양새다.

“누구야, 하전 입자포를 쏜 놈은…….”

“하전…… 뭐라고? 저건 아마 ‘용사님’이라는 자의 공격이겠지. 흥, 저런 게 있다면 우리 같은 건 필요 없지 않나.”

쳇 하고 혀를 찬 카일이 뒤를 돌아 성문 위를 노려보았다. 방금 게 ‘용사’의 힘? 세상에, 정말 치트 능력이잖아. 이러니 왕도 필사적으로 ‘용사’를 소환하려고 하는 거겠지. 그렇다곤 해도 이거 꽤 편하게 갈 수 있겠는데? 용사님 덕분이네, 라고 생각한 찰나였다.

“모두 들어라! 내가 있는 한 패배는 없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 도시를 지키자!”

“우오오오!”

뒤에서 주인공님께서 격려사를 날리고 계셨다. 그 목소리에 화답하는 건 병사들뿐, 워커 제군들은 다들 어처구니없다는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응? 병사들 몸이 빛나고 있지 않아?”

“저건 보조 마법이군…… ‘용사’라는 건 저런 것까지 할 수 있는 건가.”

길이 대답해 주었지만, 버프를 받으면 저렇게 되는 건가? 거짓말이지, 엄청나게 번쩍거린다고. 촌스러워! 너희 형광등이냐!?

“하지만 우리에게는 힘을 보태주지 않는 모양이군. 이쪽까지는 마법이 날아오지 않아. 게다가 강화까지 받았으면서 병사들은 성문 앞에서 움직일 생각조차 안 해. 워커들도 얕보이고 있군.”

변함없이 카일이 얄미운 소리를 내뱉었지만, 주변 사람들도 같은 심정이겠지. 여기저기서 혀 차는 소리와 원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편하게 해주는 건 좋지만, 동료의 사기를 꺾어서 어쩌자는 건가, 주인공 양반. 적당히 좀 해줘.

“이봐 너희들, 언제까지 뒤만 보고 있을 거야! 우리 먹잇감은 앞에서 온다고! 그리고 잘 생각해 봐! 저렇게 번쩍번쩍 빛나고 싶어!? 난 사양이야! 이 어둠 속에서 표적이 되고 싶은 녀석이 있다면 용사한테 가서 빌어도 좋아! 나에게도 광채를 내려주세요, 하고 말이야! 다만 내 앞에는 나타나지 마라? 눈부셔서 견딜 수 없으니까!”

그렇게 소리치자 주변의 불만 섞인 기운이 사라졌다. 대신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배후의 병사들에게서는 엄청난 살기가 쏟아졌다. 그치만 어쩔 수 없잖아. 성문 앞만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처럼 되어버렸으니까.

“하하! 확실히 맞는 말이군! 제2진, 온다!”

카일의 목소리와 동시에 모두가 정면에 집중했다. 자, 이번에도 하전 입자포가 날아오려나? 그렇다면 어설프게 접근하는 건 피하고 싶은데…….

“응?”

그런 와중에 마수 집단 속에 낯선 모습의 녀석이 섞여 있었다. 뭐지 저건, 이족 보행을 하는 거북이? 회색 등껍질에서 돋아난 검은 몸. 그리고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카일, 길. 저 거북이, 저게 어떤 마수인지 알아?”

아직 거리가 멀어서 손가락질을 해도 모를 수도 있겠지만…….

“아~ 저게 뭐지? 매직 터틀이랑 비슷하긴 한데…… 그 상위종인가?”

“하지만 이족 보행을 하고 있잖아? 마물인가?”

아무래도 두 사람 모두 모르는 녀석인 모양이다. 마치 다른 마수들을 거느리는 것처럼 맨 앞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광검!”

이번에도 역시 용사님의 빔이 날아왔다. 이걸로 끝나겠지 싶었던 다음 순간.

“이봐…… 실화냐.”

방금 그 거북이가 갑자기 등을 돌리더니 등껍질로 용사의 공격을 받아냈다. 그렇게 강력한 공격이었음에도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뒤로 물러나기는커녕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등껍질 색이 변하고 있었다. 뭐랄까, 약간 무지갯빛이 섞였다고 해야 하나? 아니, 빛나고 있잖아, 저거.

“카일, 아까 말한 매직 터틀이라는 게 어떤 마수야? 간단하게 알려줘, 가급적 빨리.”

“어, 어어. 저 녀석들은 기본적으로 마법이 통하지 않아. 등껍질로 마법을 막아낸다기보다 닿기 전에 분해해 버리는 것 같아. 마법이 통하지 않아서 매직 터틀. 아마 그런 이유로 불리기 시작했을 거야. 하지만 검 같은 거라면 금방 쓰러뜨릴 수 있는 수준의 마수라고?”

아아, 정말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 거북이는 마법을 무력화해서 몸을 지킨다. 그런 연유로 눈앞의 저 거북이도 마법이 통하지 않으니 저렇게 평온하게 있는 거겠지. 아마 매직 터틀의 상위종이라는 가설은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게 정말로 ‘그저 무력화’한 것뿐일까?

“불길한 예감이 들어. 마술사 부대는 공격하지 마! 화살로 상황을 보고 그다음에——”

“광검!”

“뭐!? 이 멍청한 자식이!”

오늘 벌써 세 번째 빔 공격. 그것이 다시 거북이의 등짝에 정통으로 맞았다. 그리고 더욱 광채를 더하며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거북이의 등껍질. 절대 위험한 녀석이다. 저거 완전히 ‘흡수’하고 있잖아!

“정찰병들은 거리를 둬! 당장 물러나! 활이다, 활! 지금 당장 화살을 쏴——”

“광검!”

“장난해, 이 자식아! 전원 후퇴!”

네 번째 빔. 거북이에게는 세 번째 공격이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준비’가 끝난 모양이다. 거북이는 그 자리에 웅크리더니 이제는 아름답기까지 한 무지갯빛 등껍질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뭐, 뭐야 저건!”

어딘가에서 그런 비명이 터져 나왔다. 마수들의 진행이 일단 멈추더니 거북이의 등껍질에서 한 줄기 빛이 상공으로 뻗어 올라갔다. 상당한 높이까지 올라간 빛이 이윽고 수십 갈래로 갈라지더니…….

“피해!”

내가 외쳤을 때는 이미 빛의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즈가가가가각! 하는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충격음을 울리며 우리를 향해 빛의 비가 내렸다. 틀림없이 ‘용사’의 ‘광검’인지 뭔지를 모아둔 카운터 공격이다. 이런 건 스치기만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피해, 피해, 피하라고! 맞으면 진짜 죽는다!”

그렇게 소리쳤지만 주변에서는 수많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팔을 잃은 자, 다리가 꿰뚫린 자. 어쩌면 목숨을 잃은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아니,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비가 그칠 때쯤에는 수많은 워커가 지면에 쓰러져 있었다.

“……빌어먹을!”

“광검!”

게다가 한 발 더, 용사로부터 빛이 뻗어 나간다. 그것 역시 당연히 거북이의 등껍질로 빨려 들어갔고, 회색으로 돌아갔던 등껍질이 다시 색을 되찾기 시작했다.

“적당히 좀 해, 이 멍청아!”

나도 모르게 던진 창이 용사의 발치 성벽에 꽂혔다. 놀란 용사가 엉덩방아를 찧는 것처럼 보였지만 알 게 뭐야.

“보조 부대는 부상자를 뒤로 옮겨! 강화 버프 같은 건 나중이다! 움직일 수 있는 놈들은 그대로 들어!”

오늘 중 가장 큰 소리를 지르며 다시 정면을 마주 보았다. 그리고.

“마술사는 일단 대기, 지시를 기다려라! 궁수, 준비! 신호와 함께 일제히 쏴라! 정찰 부대는 그 후에 잔챙이들을 처리한다! 세세한 건 맡길 테니 일단 숨어 있어! 방패는 화살이 끝나는 대로 즉시 앞으로 나간다! 근접 부대는 대기, 큰놈을 잡으면 한꺼번에 몰아친다!”

“대장! 저 거북이는 누가 맡는 거야!”

“……우리인 게 당연하잖아! 카일, 길, 같이 가자! 아즈마! 뛰어넘을 거니까 카타펄트 부탁해! 미나미! 창 두 자루 준비해 둬!”

어쨌든 소리를 질러댔다. 머리는 잘 돌아가지 않지만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그런 마음과 함께 구령을 내린다. 그리고.

“궁수, 쏴라! 성대한 봉화를 올려줘라!”

우리 앞에 늘어선 궁수 부대가 일제히 화살을 쏘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