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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가 되지 못한 바보 트리오는 오늘도 남자의 밥을 만든다 2장 40화

Marie4U 2025. 12. 27. 22:56

 

번역 - 제미나이

 

제40화 들뜬 마녀와 들떠 있는 용사

‘악식’. 그 소문은 미미하게나마 들어본 적이 있었다. 마수 고기를 먹는 워커들이라는 이야기였다.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자들, 도덕을 무시하는 패거리. 그런 연유로 그들에게는 꽤 야만적인 인상이 있었지만.

“에헤헤…… 정말이지 기쁘네…….”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숨기지 못한 채 짐을 챙기고 있었다. 이곳은 마술사들이 모이는 감정 사무소. 기본적으로 마술사들이 자리를 잡고 방문객들에게 ‘마술 감정’을 해주는 곳이다. 요컨대 감정 능력을 갖춘 이들이 모여 일당을 벌어가는 장소다. 그중에서도 종족이 ‘마녀’로 변해버린 나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었다. 마인과 비슷한 존재, 인간과는 다른 생물. 그렇게 멸시받은 탓에 나는 고립되어 갔다. 그렇기에 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거만한 태도를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가능한 한 위엄 있어 보이게, 상대가 화내지 않을 아슬아슬한 선을 타며 말을 내뱉었다. 그렇게 일을 계속해 왔다. 너무 약하게 굴면 얕보이고, 너무 강하게 굴면 반감을 산다. 그런 이유로 최대한 중간을, 위엄은 있으되 상대를 분노케 하지 않는 선을 지키려 애쓴 결과. 지금의 내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대단한 인물인 척하면서도 상대를 비하하지 않는 것. 그런 캐릭터인 ‘마녀’가 완성된 것이었다.

나는 그 방식으로 수년간 잘 지내왔다. 모두가 내 감정에 납득했고 곧장 돈을 지불하고 떠났다. 그러니 이번에도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프로포즈를 받았다. 그것도 세 명에게서. 정말이지 영문을 모르겠다. 나 ‘마녀’라고? 그런 눈길을 받아본 적조차 없는 처녀였는데 말이다. 당황하며 감정을 시작해 보니.

“서두르지 않아도 돼, 괜찮아.”

흰 머리의 손님에게 위로를 받고 말았다. 큰일이다, 소심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들켰다.

“프로포즈도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 저 녀석들은 바보니까. 깊게 생각하면 아마 피곤해질 거야.”

심한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녀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였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음 손님의 적성을 보았다. 그러자.

“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의 말은 진심일 겁니다. 하지만 그들과 함께 지내는 것은 즐겁기만 하지는 않죠. 함께 지내며 그 몸으로 겪는 사실들. 그것들을 체험한 뒤에 답을 내놓아도 늦지 않을 겁니다.”

다음에 감정한 남성에게서도 의미심장한 조언을 들었다. 이상하네, 지금은 내가 ‘감정’을 하고 있을 텐데. 

그리고 그들 외에 마지막 소녀. 아름다운 검은 머리를 휘날리며 강렬한 눈빛을 보내는 수인 소녀는.

“지지 않을 테니까요.”

그뿐이었다. 정말 그 한마디만 남기고 감정이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지, 이건 또 뭐야. 내 인생은 연애사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무대에 세워지고 말았다. 심지어 삼각관계 같은 것까지 얼핏 보이고 있다. 들려오는 이야기와 수인 소녀의 반응, 그리고 저들의 돌발적인 행동을 보건대 ‘더 있는’ 모양이다. 그런 상황에 속앓이하는 수인 소녀라는 느낌일까? 게다가 등장한 ‘나’라는 라이벌. 평소 읽던 로맨스 소설 등장인물에 갑자기 끼어든 기분이다. 심지어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남성 세 명에게 구혼을 받았다. 이야기로서도, 인생으로서도 매우 자극적이다. 뭐야, 내 인생에 이런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서 지금까지 남자친구 한 명 생기지 않았던 건가? 좋다, 바라던 바다. 무척이나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우후후, 후후후후. 즐거워지기 시작했네~.”

 


신이 나서 짐을 챙기고 감정 일을 그만두겠다는 뜻을 전했다. 짐은 보따리 하나, 그것이 내 전 재산이다. ‘마녀’가 된 나에게는 평범하게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드물다. 그 작은 짐을 든 채 지정된 ‘악식’의 ‘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의 새로운 생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여러 가지를 상상하며 도착한 그곳에는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오! 왔다 다들! 새로운 동료인 애너벨이다!”

구혼했던 남성 중 한 명, 키타야마라고 했던가. 그는 바비큐 세트 앞에서 갑옷 위에 에이프런을 두르고 집게를 찰칵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마녀’님! 마침 잔치 준비가 끝난 참이라고!”

니시다 준이라는 그 남자도 수프를 저으며 만면에 미소를 띄웠다. 주위에는 전에 보았던 여성진과 드워프들이 보였다.

“어서 와! 아, 아니, 이제부터는 ‘다녀오셨어요’라고 해야 하나? 일단 곧 밥 먹을 거니까 앉아 있어!”

아즈마 유야라는 남성도 땀을 흘리며 거대한 가마 안에 무언가를 집어넣더니, 본 적도 없는 피자를 꺼내고 있었다. 매우 색감이 화려하고 맛있어 보이는 외형이었다. 여기서 냉정하게 심호흡을 한 번 해보자. 어떤가? 갖가지 고기와 생선의 식욕을 돋우는 냄새, 수프의 풍부한 향기. 그리고 피자의 고소한, 위장을 자극하는 냄새. 안 되겠다. 이 환경은 반칙이다. 로맨스 소설이 어떻고 연애 사정이 어떻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다. 어쨌든 배가 고파지는 환경이 완벽히 갖춰져 있었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남편이 이렇게 밥을 차려주는 환경을 상상해 보라. 최고지 않은가. 나도 이제 나이가 찼다. 연애보다 결혼.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맺어진다면 더 좋은 상대와 맺어지고 싶지 않은가.

“애너벨 크롬웰, 마도사야! 부여 마법과 마술 감정이 특기지만 마법은 거의 전 속성을 쓸 수 있어! 오늘부로 ‘악식’에 참여하는 ‘마녀’. 자, 마수 고기라는 걸 먹게 해줘!”

마수 고기를 먹으면 ‘마인’이 된다고 한다. 흥, 알 게 뭐야. 나는 이미 ‘마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면 이제 와서 신경 쓸 것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의 누구도 개의치 않는다. 내가 ‘마녀’라는 종족이라는 사실도, 애너벨이라는 마녀가 이곳에 있다는 사실조차.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그저 애너벨’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확신했기에 지금까지의 마녀라는 ‘캐릭터’를 마음껏 연기한 결과.

“애너벨, 이제 고기가 다 구워진다. 배불리 먹으라고!”

“수프도 이제 마실 수 있으니 일단 짐부터 두고 와.”

“피자는 계속 구워지고 있어! 드워프들이 다 먹어치우기 전에 돌아와야 해!”

역시 그들은 굴하지 않는다. 마녀라고 소개해도 “그래서?”라고 묻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대가족의 일원이 된 기분이다. 이상하다, 분명 프로포즈를 받았던 것 같은데. 이래서는 마치 내가 그들을 쫓아온 것 같잖아. 뭐, 그래도 상관없나.

“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나는 ‘악식’의 일원이 되었다. 큰 도움은 안 될지도 모르고 나 같은 건 전력이 안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모두들 그저 ‘마녀’인 나를 평연하게 받아주었다.

“용사님, 며칠 뒤에 전투가 있습니다. 일찍 쉬어 주십시오.”

“그래, 알았어.”

그렇게 대답하자 전속 메이드는 물러갔다. 나이도 비슷하고 무척 귀엽다. 역시 ‘저쪽’과 비교하면 체형도 이목구비도 다르다. 내 입장에서는 골라잡을 수 있는 환경. 조금 손을 대도 문제없을지 모른다. 어쨌든 나, 시바타 유우는 ‘용사’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실실 쪼개는 입가Content를 숨기고 있자니.

“유우 군, 메이드 씨 말이 맞아. 이번엔 전보다 훨씬 많은 마수가 온다며? 제대로 쉬어둬야지.”

상냥한 목소리를 건네는 것은 ‘이 세계’에 함께 소환된 소꿉친구. 칸자기 노조미. 허리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순백의 시스터 같은 옷을 입은 그녀는 매우 아름답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녀가 부여받은 칭호는 ‘성녀’. 짝사랑하는 소꿉친구와 함께 이세계로 보내졌고, 용사와 성녀라니. 이건 정해졌다. 내 인생 역전극의 시작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계속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흥. 여자 뒤꽁무니나 쫓는 벼락출세자는 마수에게 씹어 먹히는 게 딱 좋겠어.”

그런 와중에 이 녀석은 언제나 내 기분을 잡치게 한다. 카게모리 하츠미. 우리와 함께 소환된 노조미의 친구. ‘이전 세계’에서 그녀는 구름 위의 존재였다. 용모단정, 운동신경 발군. 머리도 좋았고 그녀를 쫓다 차인 남자는 셀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고고한 꽃 ‘이었다’.

“말 다 했어? 꽝 칭호 주제에. 누구 덕분에 성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읏!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쫓아내면 되잖아, 다른 두 사람처럼!”

우리 세 명 외에 두 명이 더 함께 소환되었다. 그들은 정말 비참했다. 칭호는 ‘없음’, 특기 사항 ‘없음’. 이세계에 굳이 소환됐는데 일반인이라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리고 이 녀석, 하츠미. 그녀 또한 ‘그림자’라든가 하는 알 수 없는 칭호를 가진 자였다. 노조미의 친구라는 이유로 내가 말참견을 해서 성에 남게 해준 것이지만.

“그 두 사람 같은 남이라면 나도 도와주지 않았을 거야. 그런 세계인 것 같기도 하고? 빈털터리로 쫓겨나면 어떻게 될지 정도는 알 수 있지 않아? ‘예전의’ 우등생님이라면. 안 그래, 하츠미?”

“함부로 이름 부르지 마!”

노조미와 달리 온통 검은 옷을 입고 있는 하츠미. 마치 라이더 수트처럼 딱 붙는 의복에 붉은 머플러. 그리고 어깨 정도로 자른 검은 머리. 이 세계에서 새까만 장비는 ‘최하층’의 취급이라고 한다. 노예 같은 자들을 전투에 참가시킬 때 검게 칠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저쪽’에 있을 때와는 천지 차이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으면 절로 사악한 미소가 떠오르지만…… 노조미 앞이니 열심히 숨겨야 한다.

“그만해 유우 군! 하츠미도, 일단 진정하자. 지금 성에서 쫓겨나면 우리 절대 살아남을 수 없어. 장비도 돌려달라고 할지 모르고.”

역시 노조미는 사태를 잘 파악하고 있다. 몸뚱이 하나로 이세계에 보내졌어도 친구를 아끼는 상냥한 마음을 잃지 않았다. ‘성녀’라는 칭호는 틀림없이 그녀를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그런 생각이 든다.

“그, 그것보다 말이야! 이번 전투는 왕님 일행도 보러 오신다니까 열심히 해야 해! 공주님도 오신다나 봐. 왕녀님이라고 하는 게 맞으려나? 아직 본 적 없지만 기대되네!”

억지로 화제를 돌리는 노조미였지만, 공주님 이야기부터는 기분이 좋아진 듯 보였다. 역시 그녀도 그런 입장이나 존재를 동경하는 걸까? ‘성녀’도 충분히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스탬피드라고 했었나? 마수 대군이 온다는데 구경을 하러 오다니…… 무슨 생각인 거야, 그 왕은. 공주라는 것도 아마 거만한 꼬맹이겠지. 아마도.”

“하츠미는 꿈이 없네. 공주님이라고? 분명 귀여운 애일 거야.”

그런 대화를 나누는 흑백의 그녀들. 검은 쪽은 부정적인 의견만 내뱉고 있지만 말이다. 정말이지, 저런 성격으로 살면 재미있나 모르겠다.

“마수 대군 같은 거, 내가 있으면 문제없잖아? ‘칭호’ 영향으로 병사들도 강해지고 마법도 있으니까. 내 마법 봤지? 그걸로 금방 끝난다고.”

내 마법 적성은 ‘빛’. 레벨 업을 위해 도시 밖으로 몇 번 나갔지만, 마법을 쓰면 어떤 마수든 일격에 잿더미로 변한다. 이 시점에서 나는 내가 이세계 용사라는 사실을 강하게 실감했다. 이길 수 없는 상대 따위 없다. 치트라고 부를 만한 조건이 속속들이 갖춰져 있으니까.

“넌 그렇게 금방 방심하니까 불안한 거야. 한 종류밖에 마법을 못 쓰면서 잘도 그렇게 우쭐대는군.”

“그 하나로 다 해결되는데 어쩌라고? 좀 더 손맛이 있는 상대가 나타나 줬으면 좋겠네.”

“언젠가 발목을 잡힐 대표적인 사례네, 너는.”

“할 수 있으면 해보라지.”

여전히 이 여자와 대화하면 금방 이런 분위기가 된다. 외모와 몸매만은 좋은데 참 아깝다. 이 성격만 아니었으면 노조미 다음 정도로는 잘해줬을 텐데.

“정말, 둘 다 그만해! 파티니까 좀 더 사이좋게 지내자, 응?”

“노조미는 이 녀석이 아무렇지도 않아? 우쭐대면서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알고 설쳐대는 이 녀석이.”

“아~ 예전에 떠받들려 살던 분 말씀은 역시 다르네. 나 같은 놈이 위에 서니까 갑자기 초조해지기라도 하셨나?”

“……이래서 원. 빌려온 힘만으로는 거드름 피우는 것도 처음에만 가능할 거다.”

“하! 그럼 내 마법을 직접 몸으로 받아볼래!?”

“그만두라니까!”

이곳에 온 뒤로 대체로 이런 식으로 방해를 받는다. 뭐 괜찮다. 이번 스탬피드. 그걸로 내 진짜 가치를 보여주겠어. 그러면 이 녀석도 좀 얌전해질 테고, 왕도 나를 더 호강시켜 줄지 모른다. 정말로 이번 ‘이벤트’가 기대돼서 미칠 것 같다. 아아, 최고다. ‘이쪽 세계’는 나를 필요로 하고 칭송해 준다. ‘저쪽’처럼 잘난 척하는 바보들에게 무시당할 일도 없다. 왜냐하면, 여기서는 내가 ‘최강’이니까.

“정말이지, 다음 이벤트가 기다려져.”

“넌 그렇게 게임 감각으로…… 됐어, 죽어버려.”

“정말…… 둘은 맨날 싸우기만 하네.”

이렇게 용사 파티의 밤은 깊어 간다. 며칠 뒤로 다가온 스탬피드를 고대하면서.